한국 프로야구 KBO 리그는 각 팀이 고유의 연고지를 가지고 운영됩니다. 이 연고지들은 단순한 행정 구역이 아닌, 팬들의 열정, 지역 문화, 응원 스타일 등 팀 아이덴티티의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2025년 현재 리그는 10개 구단 체제로 유지되고 있으며, 각 구단의 연고지는 팀 운영 방식은 물론, 지역 내 스포츠 산업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본 글에서는 KBO 리그 10개 구단의 연고지별 특징을 중심으로, 지역성과 구단 운영의 상호작용을 살펴봅니다.
1. 수도권 구단 (서울, 인천, 수원)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모두 서울을 연고지로 두고 있으며, 잠실야구장을 공동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도 서울을 배경으로 한 두 팀은 1980년대부터 강력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고, 잠실 더비는 지금도 수많은 관중을 동원하는 흥행 카드입니다.
서울은 인프라, 교통, 인구 측면에서 가장 큰 강점을 가지고 있어 시즌 내내 고른 관중 수를 유지할 수 있으며, 기업 후원과 미디어 노출도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서울 팬들은 비교적 ‘조용하고 집중형’ 응원 스타일을 보이며, 경기 내 전략적 판단이나 투수 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SSG 랜더스는 인천을 연고지로 하며, 문학야구장에서 홈 경기를 치릅니다. 과거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이어진 전통적인 응원 문화가 있으며, ‘가족 단위 관중’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SSG는 최근 5년간 대대적인 시설 리뉴얼과 마케팅 혁신을 통해 ‘경기장 안팎의 즐길 거리’를 강화하며 수도권 내 존재감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kt wiz는 수원을 연고로 하는 가장 젊은 구단입니다. 2015년에 1군에 합류한 이후 꾸준히 팬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경기도 내 지역 사회와의 연계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수원은 수도권이면서도 다른 도시에 비해 ‘지역 밀착형’ 팬 기반이 특징입니다.
2. 경상권 구단 (대구, 부산, 창원)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삼성 그룹의 상징성과 함께 지역 내 자부심이 매우 높은 팀입니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강하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이후 경기 관람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관중들은 ‘야구 지식’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며, 경기를 분석적으로 즐기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부산을 연고지로 하며, 전국에서 가장 열정적인 팬덤을 가진 팀 중 하나입니다. 사직야구장은 언제나 뜨거운 응원과 열기로 가득 차 있고, 지역 주민들이 구단을 가족처럼 응원하는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부산 팬들은 정서적으로 팀에 깊이 몰입하며, 승패에 따라 감정이 극명하게 반영되는 특징을 보입니다.
NC 다이노스는 창원을 기반으로 2013년 KBO에 합류한 신생 구단입니다. 창원은 이전까지 프로야구 구단이 없었던 도시였지만, NC가 빠르게 지역사회에 녹아들며 팬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창원NC파크는 최신식 구장으로, 가족 관람객 비중이 높고 ‘클린 응원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3. 충청·호남권 구단 (대전, 광주, 고양)
한화 이글스는 대전을 연고로 하며, 중부권 전체에서 지지를 받는 구단입니다. 오랜 리빌딩에도 불구하고 충성도 높은 팬덤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기장 분위기는 ‘가족적이고 진중한’ 스타일입니다. 최근에는 문동주, 김서현 등 젊은 유망주들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점차 밝아지고 있습니다.
KIA 타이거즈는 광주를 연고로 하는 명문 구단으로, 전신 해태 타이거즈 시절부터 이어진 왕조의 전통이 여전히 팬심에 깊이 뿌리내려 있습니다. 광주는 지역 자부심이 매우 강한 도시이며, KIA는 지역을 대표하는 ‘정체성의 상징’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응원은 강렬하면서도 전통적인 방식이 혼합된 형태를 보입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지만, 2군은 경기도 고양시에 있습니다. 1군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국내 유일의 돔구장으로,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어 전국 팬들의 직관 장소로도 활용됩니다. 상대적으로 팬 규모는 작지만, 분석과 데이터 중심의 야구를 좋아하는 '코어 팬층'이 강한 특징을 가집니다.
연고지는 단순한 위치가 아니다
프로야구 구단의 연고지는 단순한 ‘소재지’가 아닌, 구단의 정체성과 문화를 형성하는 중심축입니다. 각 도시마다의 인구 구성, 응원 성향, 야구 열기, 지역 언론의 접근 방식 등이 모두 구단 운영과 성적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예컨대 부산의 롯데는 팬의 정서적 몰입도가 성적과 직결되며, 서울의 LG·두산은 미디어 노출과 브랜드 이미지 중심의 운영이 두드러집니다. 한화는 전국적인 팬층을 보유해 ‘성적과 무관한 충성도’로 유명하며, NC나 kt 같은 신생 구단은 참신한 마케팅과 팬 커뮤니케이션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KBO는 각 연고지의 개성과 특색을 살려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있으며, 팬 문화 또한 점점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각 구단이 지역 내에서 어떤 문화적 가치를 창출해나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야구를 단지 경기로만 보지 않고, 도시의 성격과 사람들의 열정이 반영된 종합 문화로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야구 팬의 시선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