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연봉은 선수의 가치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물론 모든 것이 연봉으로 설명되지는 않지만, 포지션별로 누가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리그에서 각 포지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어떤 선수가 최근 가장 많은 신뢰를 받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2025 시즌은 FA 시장 이후 연봉 구조가 크게 재편되며, 일부 포지션에서는 세대교체 흐름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금 KBO 리그에서 포지션별로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들은 누구이며, 그 배경은 무엇일까?
투수 – 원투펀치의 시대, 고액 연봉은 선발에게
2025년 기준 KBO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투수는 SSG 랜더스의 김광현이다. 4년 151억 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연봉만 약 3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는 여전히 좌완 에이스로서 팀의 1선발 역할을 맡고 있으며, 베테랑다운 안정감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그 뒤를 잇는 투수는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 2024 시즌 후 국내 FA 최대어로 계약을 맺으며, 계약금 포함 총액 기준 6년 130억 원에 사인했다. 2025년 연봉은 약 16억 원대로, 국내 우완 에이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국가대표 출신으로 국제대회 경험과 꾸준한 성적을 인정받고 있다.
불펜 투수 중에서는 LG 트윈스의 고우석이 연봉 상위권에 포진되어 있다. 수차례 세이브왕을 차지한 그의 연봉은 약 9억 원대에 형성되어 있으며, 철강왕다운 철저한 자기 관리와 실전 집중력으로 ‘연봉값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야수 – 유격수와 3루수의 가치가 급상승
내야수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는 NC 다이노스의 박민우다. 2023년 FA 계약 이후 8년 140억 원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5년 현재 연봉은 약 17억 원으로 추정된다. 꾸준한 타격과 안정된 2루 수비, 팀 리더로서의 역할이 평가받은 결과다.
주목할 만한 선수는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이다. 3루수로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2024 시즌 골든글러브 수상과 함께 2025년 연봉이 약 9억 원대로 급상승했다. 20대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공수에서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LG 트윈스의 오지환은 유격수 부문 최상위 연봉자 중 하나다. 수비 안정성과 클러치 타격 능력을 인정받아, 2025년 연봉은 약 11억 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특히 최근 3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점이 고연봉 유지의 이유로 꼽힌다.
외야수·포수 – 포수의 몸값은 여전히 무겁다
외야수 중 최고 연봉자는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였지만, 2024년 말 메이저리그 포스팅 이적 이후 그 자리는 롯데 자이언츠의 전준우와 SSG의 한유섬이 채우고 있다. 전준우는 베테랑 외야수로 2025년 연봉 9억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유섬 역시 고정 클린업 멤버로서 비슷한 연봉을 받고 있다.
포수 포지션은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포지션 중 하나다. NC 다이노스의 양의지는 2025년에도 약 20억 원의 연봉을 수령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리그에서도 상위권이다. 리그 최고의 수비 리더십, 투수 리드 능력, 베테랑 경험이 그대로 연봉에 반영된 결과다.
젊은 포수 중에서는 삼성의 강민호가 고연봉 라인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의 뒤를 잇는 세대 교체 주자는 두산의 장승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아직 연봉 면에서는 3~5억 원대로 중상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연봉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구단이 해당 선수에게 얼마나 신뢰를 보내고 있는지, 또 팀 전략 내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과거에는 외야수나 1루수처럼 화려한 타격을 하는 포지션이 고연봉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포수, 유격수, 선발투수 등 ‘기술과 책임감이 동시에 요구되는 포지션’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FA 시장의 활성화, 세대교체 흐름, 국제대회 활약 등이 맞물리며 2025 시즌은 KBO 연봉 구조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만큼 포지션별로 연봉 1위 선수의 변동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몇 년 뒤면 지금의 순위도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
팬 입장에서는 연봉을 통해 선수를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얻을 수 있고, 포지션별 중요도나 미래 유망주를 가늠해보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연봉은 숫자지만, 그 안에는 무게감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다음 시즌, 또 어떤 이름들이 이 순위에 올라올지 기대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