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에서 연봉은 단순히 지난 시즌의 성적 보상만이 아니다. 그 속에는 팀의 미래 계획, 선수의 성장 가능성, 포지션 내 경쟁력 등 복합적인 요소가 녹아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연봉 상승률을 기록한 선수들은 팀 내 핵심 전력으로 도약했거나, 리그 전체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들이라 볼 수 있다. 2025년 현재, 누구보다 급격한 연봉 상승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있는 선수들을 살펴보면, 다음 시즌을 이끌어갈 새로운 주역들이 보인다.
두 자릿수 상승률, 성장을 증명한 선수들
2025년 연봉 상승률 기준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이다. 2024 시즌에 이어 올해까지도 MVP 후보군에 오를 만큼 타격과 수비 양면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의 연봉은 2024년 대비 무려 약 150% 가까이 상승, 4억 원대에서 9억 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이는 리그에서도 이례적인 수치이며, FA 이전임을 감안하면 더욱 주목할 만한 기록이다.
두산 베어스의 장승현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포수다. 지난 시즌 리그 최고의 수비 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며, 포수 리드 능력과 장타력까지 성장한 덕분에 연봉이 2억 원대 초반에서 4억 원대 중반으로 올랐다. 연봉 상승률만 놓고 보면 약 100% 이상을 기록했으며, 팀의 차세대 리더로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외야수 중에서는 SSG 랜더스의 최지민이 연봉 테이블을 가장 빠르게 올려놓았다. 2023년까지는 백업 자원이었으나, 2024 시즌 타율 0.320, 출루율 0.400을 넘기며 리그 최고의 테이블세터로 급부상했다. 이로 인해 연봉은 8천만 원에서 2억 5천만 원으로 상승해, 리그 내에서 신인급 선수 중 가장 빠른 속도의 상승률을 보여줬다.
FA와 함께 몸값 폭등한 선수들
FA 시장은 연봉 상승의 또 다른 촉매제다. 특히 비FA 고액 계약보다는 FA 자격 취득 후 계약에서 극적인 상승폭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다. 2024 시즌 종료 후 FA 최대어로 떠오르며 6년 총액 130억 원에 계약했고, 연봉은 이전 5억 원대에서 단숨에 16억 원대로 진입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안치홍도 2025년 연봉 상승률로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성과 고비마다 승부를 만들어내는 클러치 능력을 인정받아, 3년 재계약을 통해 연봉이 3억 원대에서 7억 원대로 뛰었다. 특히 팀 리빌딩 과정에서 중심축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구단의 전폭적인 신뢰가 반영된 계약이었다.
이외에도 LG 트윈스의 문보경, KT 위즈의 오태곤 등 젊은 선수들이 FA 혹은 장기 계약에 돌입하며 연봉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미래 전력을 확보하면서도 현재의 경쟁력을 동시에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비FA 고연봉으로 떠오른 차세대 주자들
FA가 아닌 상태에서 높은 연봉 상승률을 기록한 선수들은 구단의 강한 기대감과 미래에 대한 투자로 이해할 수 있다. LG 트윈스의 박동원은 지난해 MVP급 활약을 바탕으로 비FA임에도 불구하고 연봉이 6억 원대에서 11억 원대로 인상되었다. 특히 LG의 우승 주역으로서 결정적인 타격과 포수 리드 능력이 모두 평가받은 결과다.
KT 위즈의 김민은 젊은 선발투수 중 연봉 상승률 상위권이다. 지난 시즌 12승, 평균자책점 2점대의 활약을 기록하며 KT 선발진의 확실한 한 축으로 성장했고, 연봉은 1억 8천만 원에서 4억 원대로 인상됐다. 아직 FA 자격이 없는 상황에서도 이 정도 상승폭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처럼 비FA 고연봉자들은 대부분 구단의 전략적 보유 자산으로 분류되며, 향후 팀의 핵심 전력으로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시장에서도 이들의 가치는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봉 총액보다 더 주목할 수치가 있다면, 바로 ‘상승률’이다. 그것은 선수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팀 내 입지 변화, 리그 내 위상 상승, FA 시장 가치 등을 모두 함축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누가 얼마나 올랐느냐를 보면, 지금 KBO 리그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누가 다음 세대를 이끌 선수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2025년 KBO 리그는 세대교체와 리빌딩, 그리고 경쟁력 강화라는 키워드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봉 상승률이 높은 선수들은 그 흐름 속에서 주인공이 되어가고 있으며, 그들의 몸값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신호이기도 하다.
팬들이 연봉 뉴스를 주의 깊게 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 시즌, 더 큰 연봉과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선수는 누구일까? 연봉 상승률을 통해 리그의 미래를 미리 그려보는 것도, KBO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