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의 먹거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용도를 넘어, 경기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다. 치열한 플레이를 보며 시원한 맥주 한 잔, 응원가에 맞춰 소시지를 베어 무는 그 순간, 야구장의 분위기는 완성된다. 최근에는 각 구장이 고유의 메뉴를 개발하거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먹거리를 제공하면서, 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또 다른 기대 요소가 되고 있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맛은 확실한, 야구장만의 대표 메뉴들을 소개한다.
놓칠 수 없는 클래식 메뉴
야구장 하면 떠오르는 대표 메뉴는 단연 치킨과 맥주다. 대부분의 구장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치킨을 판매하고 있으며, 일부 구장은 구단 전용 브랜드의 메뉴까지 운영한다. 특히 후라이드 치킨과 양념치킨은 경기장의 냄새를 책임지는 상징적인 메뉴로, 커플이나 친구 단위 관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건 핫도그, 나쵸, 프렌치프라이 같은 서양식 간식류다. 손에 들고 이동하며 먹기 편하다는 점에서 많은 관객들이 1~2회는 기본으로 구매한다. 경기 중간중간 메뉴를 나눠 먹으며 관람의 재미도 함께 나눌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객에게도 인기가 높다.
또한 컵밥, 김밥, 떡볶이 같은 한식 메뉴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젊은 팬층 사이에서는 가격 대비 포만감이 높은 메뉴로 인식되며, 저녁 시간대 경기에서는 메인 식사로도 충분한 선택이 된다. 일부 구장은 컵밥에 구단 로고가 새겨진 포장지를 사용하는 등 브랜드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구장별 특색 있는 먹거리
각 구장은 자체 특화된 메뉴를 통해 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사직야구장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부산 어묵’과 ‘돼지국밥 컵밥’이다. 경기 전후로 지역 전통 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어 관광객에게도 인기며, 응원 열기가 높은 만큼 에너지를 보충해줄 수 있는 메뉴로도 안성맞춤이다.
잠실야구장은 치킨과 피자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 중 하나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물론, 소규모 푸드트럭형 매장까지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으며, 특히 ‘잠실 치즈볼’은 SNS에서도 화제를 모은 인기 메뉴다. 고척스카이돔은 돔구장 특성상 깔끔한 환경에서 식사가 가능하며, 일본식 도시락이나 컵우동 같은 메뉴가 인기다.
창원NC파크는 지역 브랜드와 제휴한 수제버거, 로컬 수제맥주가 유명하다. 경기장 외부 푸드존까지 포함해 푸드코트처럼 운영되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지를 원하는 관객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 최근에는 비건 핫도그, 글루텐프리 간식 등 식이 제한이 있는 팬들을 위한 메뉴도 일부 구장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최근 떠오르는 먹거리 트렌드
야구장 먹거리에도 트렌드는 존재한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스낵과 전통 주전부리의 결합이 주목받고 있다. 오징어, 땅콩 같은 기본 안주류에 한우 육포, 구운 치즈볼, 수제 쿠키 등이 결합된 형태의 ‘야구판 시그니처 플래터’가 일부 구장에서 출시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굿즈 연계형 먹거리도 인기다. 예를 들어, 음료 컵에 구단 마스코트가 새겨져 있고 뚜껑은 피규어로 구성된 한정판 제품이 경기일에 맞춰 판매되기도 한다. 이는 먹거리이자 기념품 역할까지 하면서 팬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팬들의 SNS 활동과 연결된 메뉴도 많다. 치즈가 흘러내리는 비주얼, 알록달록한 컬러 구성, 한정판 도시락 세트 등은 ‘직관 인증샷’을 노린 메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도 먹거리 판매는 단순한 수익을 넘어서 팬 참여 유도와 브랜드 마케팅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야구장에 간다면 어떤 메뉴를 먹을지도 계획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경기를 직접 보고 응원하는 재미만큼이나, 그 현장에서 먹는 음식이 주는 즐거움은 매우 크다. 특히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하는 관람이라면 메뉴 하나하나가 추억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요즘은 구장 내 외부 음식 반입이 허용되는 곳도 있고, 일부 구장은 전용 푸드트럭존, 키즈 간식 구역, 프리미엄 테이블석 식음 서비스까지 운영하며 관람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팬들에게 ‘맛있는 야구장’은 구장 선택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매 경기 동일한 메뉴를 먹기보다는, 구장별로 조금씩 다른 대표 메뉴를 탐색해보는 것도 야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좋아하는 팀의 경기력을 응원하는 동시에, 좋아하는 먹거리로 하루를 완성하는 경험. 그것이 바로 야구장의 또 다른 묘미다.